하루의 끝자락, 문득 창밖을 보았습니다. 하늘이 온통 주황빛으로 물들어 있더군요. 붉은 노을이 천천히 퍼지면서 보랏빛이 스며들고, 금세 밤이 찾아올 것 같은 순간. 바쁜 하루를 보내다 보면 이런 풍경을 놓치기 쉬운데, 오늘은 이상하게도 그 빛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습니다.노을을 보고 있자니,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습니다.어릴 때는 저녁 노을이 지면 친구들과 놀다가도 집으로 돌아가야 했어요. “해 질 때쯤 집에 와라.” 하시던 엄마의 말씀이 떠오릅니다. 그래서 노을이 번져오면 괜스레 서둘러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요. 하지만 노을빛이 참 예뻐서, 가끔은 그 길을 일부러 천천히 걸어가곤 했습니다.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밟아가며 친구와 장난을 치기도 하고,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 빛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기도..